성종 [ 成宗 ]
고려시대, 유교사회의 기틀을 확립하다
고려 성종(成宗, 960~997, 재위 981∼997)대는 혜종·정종·광종·경종대의 정치적 혼란이 수습되어 국가체제 정비가 요구되는 시기였다. 고려는 불교를 신봉한 사회였지만, 여전히 정치적 지배 이념에 있어서는 공백 상태나 다름없었다. 고려는 성종대에 들어와 비로소 유교를 정치 이념으로 채택하여 합리적인 국가 운영 체계의 기틀이 마련되었다. 유교 사회를 표방하여 그 기틀을 확립한성종은,왕인(王仁, ?~?),조선의 성종(成宗, 1457~1494)과도 비교되곤 하는데, 수성기에 접어든 고려사회를 합리적인 유교사회구조로 개편하고자 했던 왕으로서 그 업적을 인정받고 있다.
부인의 후광으로 왕이 되다
고려 제5대왕 경종(景宗, 955~981)이 세상을 떠날 무렵 그에게는 아들 송(誦, 목종)이 있었으나 겨우 2살에 불과했다. 때문에 경종은 당시에 학덕있고 현명하기로 이름 높은 종제 개녕군 치(治)에게 왕위를 물려주었다. 이가 바로 제6대 왕 성종이며 이 때 그의 나이 22세였다.
성종은 적장자로 왕위를 계승한 인물이 아니었다. 960년 태조(太祖, 877~943)의 아들 대종 욱(제4비 신정왕후 황보씨 소생)과 태조의 딸인 선의왕후(宣義王后, ?~?) 유씨(제6비 정덕왕후 유씨 소생)와의 사이에서 둘째 아들로 태어난 성종에게는 이미 형 효덕태자와 아우 효경태자가 있었다. 사실 경종이 이들을 제쳐 놓고 굳이 성종에게 양위를 한 것은 현명하기로 이름이 높아서만은 아니었다.
성종에게는 3명의 부인이 있었는데 제1비가 된 문덕왕후(文德王后, ?~?) 유씨는 광종(光宗, 925~975)의 딸이다. 광종은 성종의 아버지 대종과는 이복형제간이고 또 대종의 누이는 광종에게 출가하여 대목왕후(大穆王后, ?~?)가 되었다. 그러므로 광종은 조카이면서 동시에 처조카가 되는 성종에게 자신의 딸을 준 것이다.
사실 성종과 결혼한 문덕왕후는 초혼이 아니었다. 이미 홍덕원군에게 출가하였는데 그만 이별하고 성종과 재혼한 것이다. 홍덕원군은 태조의 손자로 제7비 헌목대부인(獻穆大夫人, ?~?) 평씨 소생 왕자인 수명태자의 아들이다. 문덕왕후는 성종과 결혼하기 전에 이미 4촌과 혼인을 하였다가 다시 종형제인 성종에게 출가한 것이다. 더욱이 문덕왕후는 대목왕후의 소생으로 선왕인 경종과는 남매지간이었다. 성종은 문덕왕후와 혼인함으로써 광종의 사위가 되는 동시에 경종과는 사촌지간에다 처남 매부사이가 된 것이다. 이는 왕위계승권을 보장받게 된 것이다.
이에 반해 제2비 문화왕후(文和王后, ?~?)는 김원숭의 딸로 성종의 첫번째 부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공주 출신의 문덕왕후에 밀려 평생 둘째부인 대우를 받은 여성이었다. 마지막 제3비 연창궁부인(延昌宮夫人, ?~?)은 유학자 최행언의 딸인데 최행언은 성종 2년에 과거에 합격한 유학자로 일찍이 고려왕실과 혼인한 적이 없었던 경주 최씨 가문 출신이었다. 성종은 기왕의 왕실혼 관습을 충실히 지키면서 한편으로 유학자 집안과도 혼인관계를 맺었다. 이러한 새로운 혼인 양태는 유교정치를 표방한 그의 정치적 이념과 일견 부응하는 면이 있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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