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런 튜링[ Alan Turing ]

앨런 튜링
[ Alan Turing ]

영국의 수학자·논리학자. 계산기가 어디까지 논리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가에 대하여 처음으로 지적인 실험을 시도한 학자로 유명하며, 컴퓨터공학 및 정보공학의 이론적 토대를 마련하였다.

 

1912년 영국 런던의 마이다베일(Maida Vale)에서 태어났으며, 어려서부터 지력이 탁월하고 특히 수학과 과학에 뛰어났다. 1926년 도싯의 셔번스쿨(Sherborne School)에 입학하였으며, 재학 중에 미적분의 기초도 배우지 않은 상태에서 난해한 수학 문제를 푸는 탁월함을 보였다. 1931년 케임브리지대학교 킹스칼리지에 진학한 뒤 수학을 전공하여 우등으로 졸업하였으며, 중심극한정리에 관한 학사학위 논문을 인정받아 1935년 킹스칼리지의 특별연구원이 되었다. 이듬해에 〈계산 가능한 수와 결정문제의 응용에 관하여 On Computable Numbers, with an Application to the Entscheidungsproblem〉라는 논문을 발표하여 학계의 주목을 받았는데, 이 논문에서 튜링기계의 개념을 도입하고 알고리즘의 개념을 공식화하였다.

1936~1938년 프린스턴대학교에서 전산학의 이론적 기초를 세운 알론조 처치(Alonzo Church)를 지도교수로 하여 기존의 튜링기계를 보강한 하이퍼 계산(Hypercomputuation)에 관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영국으로 돌아온 뒤 1939년 제2차세계대전이 발발하자 블레츨리 파크에 있는 정부암호학교(GCCS)에서 암호해독반 수학팀장으로 일하면서 독일군의 정교하고 난해한 암호체계인 에니그마(Enigma)를 해독하는 데 공헌하였다. 1940년에 기존의 봄비(Bomby) 해독기를 개량하여 개발한 튜링 봄베(Turing Bombe)는 훗날의 콜로서스(Colossus)라는 프로그래밍이 가능한 전자 컴퓨터의 기술적 토대가 되었다. 1945년 전쟁 중에 세운 공로로 대영제국훈장(Order of the British Empire)을 받았다.

전후에는 런던 햄턴의 국립물리학연구소에서 자동계산장치(ACE) 설계 작업에 참여하여 1946년 처음으로 프로그램 내장식 컴퓨터(stored-program computer)의 세부 설계를 작성하였으며, 1948년 맨체스터대학교의 수학과 조교수로 임명된 뒤 이듬해 컴퓨터연구소 부소장에 임명되었다. 1950년에는 〈계산기계와 지성 Computing machinery and intelligence〉이라는 논문을 발표하여 튜링테스트(Turing Test)라 불리는 인공지능 실험을 제안하였으며, 1951년 영국왕립학회 회원이 되었다. 그러나 동성애자였던 그는 1952년 동성애를 법으로 금지하던 당시 영국의 형법 체계하에서 외설 혐의로 고발되어 법원에서 화학적 거세를 선고받고 여성 호르몬을 복용하다가 1954년 6월 청산가리를 주입한 사과를 먹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후에 컴퓨터공학 및 정보공학의 이론적 토대를 마련한 선구자로서 인정받아 '컴퓨터과학(전산학)의 아버지'라 불린다. 1966년 미국계산기학회는 그의 이름을 딴 튜링상(Turing Award)을 제정하여 컴퓨터과학 분야에서 중요한 업적을 남긴 인물에게 해마다 수여하고 있는데, 이 상은 '컴퓨터과학의 노벨상'이라 불린다. 또한 1990년에 제정되어 인공지능 학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연례 행사가 된 뢰브너상(Loebner Prize)도 그가 제안한 튜링테스트를 근거로 한다. 한편, 2000년 이후 동성애자에 대한 인권 의식이 개선되면서 2009년 영국 정부 차원에서 그의 부당한 죽음에 대하여 정식으로 사과하였고, 2013년에는 영국 여왕의 특별 사면령으로 외설죄가 무죄로 처리되고 공식 복권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