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독립군[ 韓國 獨立軍 ]

한국독립군[ 韓國 獨立軍 ]

 

 1931년 창립한 한국 독립당의 산하의 독립군 부대로 북만주 일대에서 중국 호로군과 한중연합군을 구성하여 대일항전을 벌였다.

한국독립군은 1931년 한국독립당(韓國獨立黨)의 당군(黨軍)으로 창립되었다. 1920년대 후반 민족유일당운동이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전개되는 가운데, 1928년 만주에서도 정의부(正義府), 참의부(參義府), 신민부(新民府)를 통합하여 민족유일당을 결성하려던 시도가 있었다. 그러나 의견의 일치를 보지 못하고 실패하여, 혁신의회(革新議會)와 국민부(國民府)로 재편되었다. 그 중 혁신의회 계통은 1929년 김좌진(金佐鎭)을 중심으로 한족총연합회(韓族總聯合會)를 구성했으며, 김좌진이 암살되자 홍진(洪震)·지청천(池靑天) 등의 주도로 한족총연합회를 한국독립당으로 개편하였다.

1931년 9월 일제가 만주사변을 일으키자, 한국독립당은 이를 항일 투쟁의 좋은 기회로 여겼다. 10월 15일 긴급중앙위원회를 개최하여 당시 정세와 향후의 투쟁 방향에 대하여 논의하고, 세 가지 결의안은 채택하였다. 첫째는 각 군구(軍區)에 총동원령을 내려 정비된 군사행동을 개시하는 것이고, 둘째는 당내의 모든 공작을 군사방면에 집중하는 것, 그리고 셋째는 특파원을 길림성 항일군사당국에 파견하여 한중합작을 상의하는 것이었다. 한국독립당은 중앙위원회의 결의안에 따라 한국독립군을 창립하였다. 지청천을 총사령관으로 하고, 부사령관에 남대관(南大觀), 참모관에 신숙(申肅), 재무겸 외교관에 안야산(安也山), 의용군 훈련대장에 이광운(李光雲), 의용군 중대장에 오광선(吳光鮮), 별동대 대장에 한광빈(韓光彬), 헌병대 대장에 배성운(裵成雲), 중국구국군 후원회장에 권수정(權秀貞) 등으로 지휘부를 구성하였다.

창립 당시 병력의 규모는 150여 명에 불과하였으나, 중국 호로군(護路軍)과의 연계를 통하여 부족한 기반을 보완할 수 있었다. 당시 한국독립군과 중국 호로군의 합의 내용은 크게 세가지로 종합되는데, "1. 한중 양군은 어떤 열악한 환경을 막론하고 장기항전을 맹세한다.", "2. 중동철로(中東鐵路)를 경계로 하여 서부전선은 중국군이 맡고, 동부전선은 한국군이 담당한다.", "3. 한중 양군의 전시 후방교련은 한국군의 장교가 부담하고, 한국독립군의 소요 일체 군수물자는 중국군이 공급한다."는 것이었다. 이후 한국독립군은 헤이룽장성[黑龍江省] 이란현(依蘭縣)에 총사령부를 두고, 각 군구에서 장정을 모집, 훈련하게 하여 1931년 말에는 약 300~500여 명의 대원을 동원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한국독립군과 중국 호로군의 한중연합군은 북만주 일대에서 적극적인 항일 무장 투쟁을 벌였다. 대표적인 성과로는 쌍성보전투(雙城堡戰鬪), 경박호전투(鏡泊湖戰鬪), 사도하자전투(四道河子戰鬪), 동경성전투(東京城戰鬪), 대전자령전투(大甸子嶺戰鬪) 등이 있다.

한편, 중국 관내에서 김구(金九)와 김원봉(金元鳳) 등은 중국 국민당 정부의 협조를 얻어 한인 청년들을 중국 군관학교에 입학시켜 군사교육을 받도록 하여, 독립전쟁을 수행할 정예간부를 양성하고자 하였다. 이에 중국 정부는 뤄양[洛陽]의 중앙 육군 군관학교 분교에 ‘한국 청년 군사 간부 특별 훈련반’을 설치하였고, 김구는 만주의 독립군 간부와 청년들을 중국 관내(關內)로 이동시켜 교육시키고자 하였다. 이때 지청천은 교관 겸 책임자로 선정되었다. 이러한 계획은 한국독립군에도 전해졌으며, 1933년 10월 한국독립당의 당수(黨首) 홍진 및 한국독립군 총사령관 지청천을 비롯하여 주요 간부와 군관학교 지원자 40여 명이 베이징[北京]을 거쳐 관내로 이동하였다.

총사령관을 비롯한 주요 간부들이 만주를 떠나게 되면서 사실상 한국독립군은 해체되었다. 일부 잔여 세력들이 산악지대에서 항일 투쟁을 계속하였으나, 큰 성과를 거두지는 못하였다. 점차 잔여 세력들도 적과의 전투에서 희생되거나 흩어지게 되었고, 일부는 중국 공산당 계열의 유격대나 동북인민혁명군에 참여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