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분이사금[ 助賁尼師今 ]
신라의 제11대 왕 (재위 230∼247).
성은 석(昔), 이름(諱)은 조분(助賁)이며 제분(諸賁)라고도 한다. 왕호(王號)는 이사금(尼師今)이며, 《삼국유사(三國遺事)》에는 조분이질금(助賁尼叱今), 제분왕(諸賁王) 등으로 기록되어 있다. 신라의 제9대 벌휴이사금(伐休尼師今, 재위 184∼196)의 손자로, 아버지는 세신갈문왕(世神葛文王) 골정[骨正, 홀쟁(忽爭)이라고도 한다]이며 어머니는 구도갈문왕(仇道葛文王)의 딸인 옥모부인(玉帽夫人) 김씨(金氏)이다. 왕비는 제10대 내해이사금(奈解尼師今, 재위 195∼230)의 딸인 아이혜부인(阿爾兮夫人) 석씨(昔氏)이다.
아버지인 골정은 벌휴이사금의 태자(太子)였으나 일찍 죽었고, 조분이사금도 벌휴이사금이 죽었을 때 아직 나이가 어렸다. 그래서 벌휴이사금의 둘째아들인 이매(伊買)의 아들 내해(奈解)가 왕위를 물려받았다. 내해이사금은 자신의 딸을 사촌인 조분이사금과 결혼시키고, 죽을 때 그에게 왕위를 물려주라는 유언을 남겼다. 그래서 230년(내해 35) 내해이사금이 죽은 뒤에 그의 사촌이자 사위인 조분이사금이 왕위에 올랐다.
《삼국사기(三國史記)》에는 조분이사금이 키가 크고 외모가 뛰어났을 뿐 아니라 현명한 판단력을 지녀 나라사람들이 경외했다고 기록되어 있다. 230년 봄에 왕위에 오른 조분이사금은 연충(連忠)을 이찬(伊湌)으로 삼아 국정을 맡겼으며, 이듬해에는 내해이사금의 아들인 이찬(伊湌) 우로(于老)를 대장군(大將軍)으로 삼아 감문국(甘文國, 지금의 경상북도 김천)을 정벌해 그곳에 군(郡)을 설치했다. 236년(조분 7)에는 골벌국(骨伐國, 지금의 경상북도 영천)의 아음부(阿音夫) 왕이 투항해오자 그들이 정착해 살 수 있게 했으며, 그곳에도 군을 설치했다.
조분이사금의 재위기간에는 왜인(倭人)이 자주 신라를 침공했다. 232년(조분 3) 왜인이 기습을 해와 금성을 포위하자 왕이 직접 군대를 이끌고 물리쳤으며, 왜인이 포위를 풀고 달아나자 정예 기병을 보내 1천여 명을 죽였다. 233년(조분 4)에도 왜인이 동쪽 변경을 침공해 약탈을 자행해왔는데, 이찬 우로가 사도(沙道)에서 왜인들이 타고 온 배를 불태우며 큰 승리를 거두었다.
백제와 고구려도 신라를 침공해왔다. 240년(조분 11)에는 백제가 서쪽 변경을 침범했다. 조분이사금은 244년(조분 15) 우로를 서불한[舒弗邯, 각간(角干)이라고도 한다]으로 임명하고 지병마사(知兵馬事)를 겸하게 했는데, 이듬해 겨울 고구려가 북쪽 변경을 쳐들어오자 우로는 그들에 맞서 싸우다가 마두책(馬頭柵)으로 물러나 방어했다.
《삼국사기》에는 조분이사금 때 천재지변도 자주 발생되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233년(조분 4) 여름에는 지붕의 기와가 날아갈 정도로 세찬 태풍이 몰아닥쳤으며, 237년(조분 8)에는 메뚜기 떼가 창궐했다. 그리고 246년(조분 17)에는 금성 인근에서 지진이 발생했다.
조분이사금은 247년(조분 18)에 사망했으며, 그가 죽은 뒤에 동복동생인 첨해이사금(沾解尼師今, 재위 247∼261)이 왕위를 계승했다. 조분이사금에게는 여러 명의 자녀가 있었는데, 딸인 광명부인(光明夫人) 석씨(昔氏)는 제13대 미추이사금(味鄒尼師今, 재위 262~284)의 왕비가 되었다. 그리고 또 다른 딸인 명원부인(命元夫人) 석씨(昔氏)는 내해이사금의 아들인 각간 우로와 결혼했는데, 이들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이 제16대 흘해이사금(訖解尼師今, 재위 310~356)이 되었다. 그리고 조분이사금이 나음갈문왕(奈音葛文王)의 딸인 박씨(朴氏)와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은 신라의 제14대 왕인 유례이사금(儒禮泥師今, 재위 284~298)이 되었고, 또 다른 그의 아들인 이찬 걸숙(乞淑, 손자라고도 한다)의 아들은 제15대 기림이사금(基臨泥師今, 재위 298~310)이 되었다. 곧, 첨해이사금 이후에는 13대 미추이사금부터 16대 흘해이사금까지 모두 그의 자손이나 사위에게 왕위가 계승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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